국내 멀티플렉스 시장 2·3위인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합병 심사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투자 유치 작업 역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 등 OTT들에 밀린 극장 사업의 턴어라운드가 구조적으로 어려졌다는 분석 속 이를 타개할만한 신사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극장 2위와 3위 사업자인 롯데컬처웍스·메가박스중앙의 기업결합 신고 관련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회사 측에 서류 보완을 요청했다”며 “절차가 모두 끝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회사는 올 5월 8일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러면서 외부 자본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로 하고 물밑 협상도 진행해 왔다. 통합 법인은 재무적 투자자(FI)와 전략적 투자자(SI)를 대상으로 약 4000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희망하는 상태다. 다만 합병 작업에 시간이 예상보다 더뎌지고 있고, 극장 사업 자체에 대한 의구심도 가시지 않으면서 투자 유치 역시 장기화 될 전망이다.

현재 중앙그룹의 콘텐트리중앙이 메가박스중앙의 지분 95.98％를 소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롯데쇼핑은 롯데컬처웍스의 지분 86.37％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가 합병되면 극장 업계 1위인 CJ CGV(079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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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대결 구도를 이루게 된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에 따르면 지난해 CGV의 전국 스크린 수는 1346개로 멀티플렉스 중 가장 많았다. 롯데시네마는 915개, 메가박스는 767개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스크린 수를 합하면 총 1682개로 CGV를 앞서게 된다.

다만 양사의 실적과 재무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이 기관들의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모펀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극장 사업으로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시장 전체의 침체를 극복할 만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나와야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롯데컬처웍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45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2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반짝 흑자로 전환했으나 2억 7600만 원에 그쳤다. 메가박스중앙은 지난해 매출액이 35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3% 늘었으나 영업손실 127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롯데컬처웍스의 부채비율은 1124%, 메가박스중앙은 856%에 이른다.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친지·연인과 함께 극장을 찾는 문화도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많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극장 전체 매출액은 4079억 원, 전체 관객수는 4250만 명으로 집계됐다. 2024년 상반기 전체 매출액 6103억 원, 전체 관객 수가 6293만 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각각 33.2%, 32.5% 감소했다.

국내 영화 관람객 수는 2019년 2억 2668만 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창궐 후인 2020년 5952만 명으로 급감했다. 2021년 6053만 명, 2022년 1억 1281만 명, 2023년 1억 2514만 명으로 점진적 회복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다시 1억 2313만 명으로 다시 감소 추세로 전환했다. 그리고 올해는 이보다 더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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