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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모펀드 제왕을 겨눴다…IMM, KKR에 손배소[이충희의 쓰리포인트]

①KKR, LBO 개척자…'게이트의 야만인들' 별칭도
②IMM에 에코비트 2조 받고 매각…직후 환경법 문제
③자신감 보이는 IMM, 법원은 KKR 계좌 가압류

  • 이충희 기자
  • 2025-09-27 22: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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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천국인 미국에서도 가장 큰 명성을 가진 사모펀드(PEF)를 꼽으라면 KKR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KKR의 올 2분기 말 기준 운용 자산 규모(AUM)는 약 6860억 달러(약 934조 원)인데요. 이는 전세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규모입니다.

이런 거대 사모펀드 KKR을 상대로 최근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토종 사모펀드가 있습니다. IMM프라이빗에쿼티·IMM인베스트먼트가 주인공입니다. 관련 소식은 서울경제신문의 이달 22일 최초 보도로 알려지게 됐습니다.(★참조 : [단독]M&A 직후 영업정지…IMM, KKR 상대 최소 수백억대 손배소) IMM은 왜 전세계 사모펀드의 제왕으로 불리는 KKR을 상대로 소송전에 나서게 된 것일까요.



①KKR, LBO 개척자…'게이트의 야만인들' 별칭도

1976년 설립된 KKR은 그 당시에는 생소했던 차입매수(LBO, Leveraged Buyout) 인수합병(M&A)을 개척한 하우스로 조금씩 이름을 알렸습니다. LBO란 피인수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대규모 차입을 일으켜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입니다.

1988년 발생한 미국 식품·담배 대기업 'RJR 나비스코' 인수전은 KKR을 미국 전역에 제대로 각인 시킨 사건이었습니다. KKR이 해당 인수전에서 탐욕적으로 나서 승리하는 과정을 기록한 책 ‘게이트의 야만인들(Barbarians at the Gate)’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이 책의 제목이 KKR의 별칭으로 굳어지기도 했죠.

KKR은 이제 사모투자, 인프라, 부동산, 신용, 헤지펀드 등으로 저변을 넓힌 세계 최대 사모펀드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미국 사회에선 이런 KKR을 매우 탐욕적인 자본으로 바라보면서도 ‘사모펀드의 제왕’이란 또다른 별칭도 붙여줬습니다. 한국에선 2021년 한국계 조셉 배씨가 KKR의 공동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면서 유명세를 탄 적도 있었죠.

게이트의 야만인들 책 표지.


②IMM에 에코비트 2조 받고 매각…직후 환경법 문제

지난해 말 KKR·태영그룹은 각각 보유해 온 국내 1위 폐기물 처리회사 에코비트의 지분 50%씩을 모두 합쳐 IMM 컨소시엄에 2조 700억 원을 받고 매각했습니다. 태영그룹 핵심 자회사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돌입하면서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결과였죠.

그런데 에코비트의 경영권이 IMM으로 넘어간 직후 자회사 에코비트그린청주가 올 2월 충북 청주시로부터 1개월 영업정지와 과태료 500만 원을 처분 받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곳에서 침출수(오염수) 수위가 법적 기준인 5m를 초과해 인근 토양이나 지하수 오염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인데요. 인수 완료 뒤 2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벌어진 사건으로 IMM은 큰 손해를 입게 됐습니다. 영업정지와 회사 이미지 손상은 물론, 수백억 원을 들여 보수 공사에 나서야 하는 상황입니다.

IMM은 이번 손배소에 나서면서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수 전 실사 단계에서 매각 측의 정보 제공이 부실했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실제 IMM은 실사 때 침출수 등 환경법 위반 여부를 사전 파악하기 위해 전문 업체를 별도 고용까지 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이 때 KKR은 모든 사업장을 통틀어 환경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는 것을 당시 확인해줬다는 게 IMM 측의 주장입니다.

에코비트 그린 청주 사업장. 사진=에코비트


③자신감 보이는 IMM, 법원은 KKR 계좌 가압류

실제 IMM은 침출수 발견 직후 국내 법원에 KKR 계좌의 가압류 조치를 우선 요청했고, 법원이 이를 허용하면서 KKR의 매각 대금 중 일정 부분이 아직 국내에 묶여 있는 상황입니다. 법원이 사안의 필요성을 초기 단계에서 어느 정도 인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IMM은 손해의 책임을 KKR 측에 지울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정식으로 소장을 접수했습니다.

이번 소송을 위해 IMM 측은 율촌을 법률 자문사로 선임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IMM이 KKR·태영그룹으로부터 에코비트를 인수해 올 때 M&A 법률 자문사 역할을 율촌이 했는데, 사건의 연속성을 고려한 조치입니다. 다만 추후 소송전 진행 상황에 따라 더 전문적인 로펌이 붙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에 맞서는 KKR 측은 미국계 다국적 대형 로펌인 심슨 대처(Simpson Thacher & Bartlett LLP), 한국의 김앤장 등과 초기 법률 대응 검토에 돌입했습니다. 두 로펌 역시 에코비트 매각 당시 KKR과 태영그룹의 법률 자문을 맡았던 곳입니다. 이번 소송전은 토종 사모펀드와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의 대결로 업계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아울러 대형 로펌 간 지략 대결로도 적잖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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