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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치솟는 미용 의료기기…사모펀드·기업·자문사들 ‘북새통’

K-뷰티 성장세에 올라타려는 업계
원매자 몰리며 기업 가치 치솟아
원텍 매각설 "사실무근" 선 그어
자문사·원매자들 물밑 작업 '분주'

  • 박시은 기자
  • 2025-09-24 19: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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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용 의료기기 시장이 사모펀드(PEF)와 전략적 투자자(SI)들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으며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실적 성장세와 글로벌 K-뷰티 열풍이 맞물리면서 시장 진입을 노리는 원매자들이 늘어난 가운데 자문사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PEF들은 줄줄이 국내 미용 의료기기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앞서 2022년 글로벌 PE 운용사인 베인캐피탈이 미용 의료기기 상장사인 클래시스를 인수한 뒤 몸값이 7배 가까이 오르면서 동종업종에 대한 업계 관심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틈새시장으로 여겨졌던 분야지만 이제는 글로벌 성장성이 검증되면서 대형 자본이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IB와 회계법인 등 자문사들은 경쟁적으로 움직이며 오너들을 직접 찾아가 경영권 매각을 제안하고 있다. 오너가 매각 의사를 결정하기도 전에 원매자가 먼저 찾는 곳이 늘어나면서 몸값을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장품 브랜드 아누아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한 더파운더즈 역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미용 의료기기를 낙점하고 자문사들에게 적합한 매물을 물색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 기업과 전자기기 제조업체 등 유사업종 기업 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업종의 기업들까지 시장 진입을 타진하고 있다. 업계 전반이 M&A를 통해 K-뷰티 열풍과 의료미용 성장세에 편승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업계에서는 원텍을 유력 매각 후보 중 하나로 거론해 왔다. 원텍은 피부 리프팅 장비 올리지오로 잘 알려진 국내 대표 미용 의료기기 업체다.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50% 가까이 늘고, 영업이익도 두 배 이상 증가하면서 잠재적 원매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최근 한 회계법인이 원텍의 매각을 자문한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회사는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보호예수 해제가 맞물린 시점에서 매각설이 불거지자 시장의 관심은 한층 높아졌다. 원텍 대주주인 김종원 회장 일가 보유 지분에 대해 올 6월 말 보호예수 해제가 이뤄지면서 지분 유동성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지분 매각 가능성이 당장은 낮더라도, 업계 특성상 인수 제안이나 탐색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클래시스의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주가 상승으로 몸값이 높아지면서 매각 절차가 잠정 중단됐지만, 여전히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루다와 루트로닉, 제이시스메디칼 등도 과거 M&A를 거치며 시장에서 퇴장한 전례가 있어 상장사들이 ‘품절주’로 바뀌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결국 ‘밸류에이션’으로 모인다. 실적 개선과 글로벌 진출 기대감이 몸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인 것은 분명하지만 일부에서는 기업의 펀더멘털 대비 고평가 됐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외 미용 의료기기 수요는 아직 견조하지만 가격이 지나치게 높으면 투자 회수(엑시트)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규제 환경도 변수다. 최근 상법 개정안이나 노란봉투법 등 기업 경영권 관련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공개매수 절차나 소액주주 보호 조항 등이 강화되면 M&A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전문가들은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글로벌 뷰티 트렌드, K-뷰티 프리미엄 등이 맞물리며 성장성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기술력과 수출 경쟁력을 동시에 갖추면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며 “누가 다음 매물이 될지 시장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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