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기업 세 곳 가운데 한 곳의 향후 3년 내 비즈니스 모델, 제품, 운영 방식 등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AI)과 전기차의 발달로 전통 완성차 산업이 변곡점을 맞이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KPMG가 23일 발표한 발표한 ‘글로벌 자동차 임원 조사(GAES·Global Automotive Executive Survey)’에 따르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의 86%가 AI 및 신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연 삼정KPMG 자동차산업 리더(전무)는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전통적인 OEM이 여전히 산업의 중심축을 차지하고 있지만 신흥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리며 “중국의 전기차 경쟁력 강화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중요한 변수”라고 분석했다. 올해로 25회를 맞이한 이번 보고서에는 전 세계 775명의 경영진 의견이 담겼다.
대부분의 글로벌 자동차 기업 경영진은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의 87%는 2030년까지 자율주행 기술이 모든 차량 유형에서 표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규모는 약 122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무는 “자율주행 시스템, 전기차 플랫폼, 소프트웨어 기능 등 신기술 분야는 상용화 속도가 곧 경쟁력”이라며 “특히 자율주행차의 대중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지속 가능성 △공급망 혁신 △기술적 혼란 등을 불확실성을 키우는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지속 가능성과 공급망 부문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신기술 전환 및 산업구조 변화와 같은 기술적 혼란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는 비율은 20%로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무는 “산업구조 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이야말로 기회를 선점하고 규제 및 지정학적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요소”라며 “사이버 보안, 데이터 프라이버시, 시스템 호환성 등 디지털 리스크 등도 산업 전반을 위협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변화에 필요한 기업들의 대응 전략으로는 △핵심 시스템 내재화 △파트너십 거버넌스 강화 △애자일 조직 모델 구축 등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김 전무는 “차량 보안, OTA 업데이트, 운전자 지원 기능처럼 고객 신뢰와 직결되는 분야는 반드시 OEM이 내부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며 “파트너십은 계약 초기부터 법적 규제 요건을 반영해야 하고 기술 조직은 애자일 스쿼드 체계로 전환해 빠른 학습과 실행이 가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KPMG 글로벌 오토모티브팀은 지난 100여 년간 글로벌 OEM과 1차 부품사를 대상으로 감사와 자문을 제공해온 경험을 토대로 2000년부터 매년 자동차 제조업체·부품사·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경영진을 대상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망을 조사해왔다. 김 전무는 KPMG 글로벌 오토모티브팀에서 현대자동차 글로벌 리드 파트너로 활동하며 한국 자동차 기업들의 해외시장 확대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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