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7000억 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며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이번 채권 발행으로 고려아연의 시장성 차입금 규모는 2조 원을 웃돌게 됐다.
2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7000억 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최소 조달 목표액은 3500억 원이었지만 21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2조 55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받으며 흥행해 발행 규모를 늘렸다. 트랜치(세부 상품)별 구성은 3년물 3500억 원과 5년물 3500억 원이다. 3년물 금리는 민간 채권 평가사가 책정한 금리인 민평금리 대비 26bp(bp=0.01%포인트) 낮은 3.050%이고, 5년물 금리는 민평금리보다 20bp 낮은 3.287%다. 채권은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인다.
고려아연은 올해 중순 2000억 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하는 등 시장성 차입을 늘리고 있다. 이날 7000억 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마무리해 하반기에 들어서만 1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조달하게 됐다. 고려아연 신용등급은 AA급으로 우량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경영권 분쟁으로 차입금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잠재적 리스크로 꼽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6월 고려아연 신용등급을 AA+에서 AA0로 한 단계 낮췄다. 한국신용평가는 신용등급 AA+를 유지하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고려아연은 조달 자금 전액을 기존 채무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상환 대상이 되는 채무는 무역금융 6000억 원과 단기사채 1000억 원이다. 올해 상반기 고려아연 매출은 7조 6582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5조 4335억 원) 대비 40.9% 늘어났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32억 원에서 5300억 원으로 증가했다. 고려아연은 아연괴, 납, 금, 은, 동 등 비철금속을 제련하는 기업으로 이 분야 세계 선두에 올라 있다.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등 전략광물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경영권 분쟁을 겪은 이후 시장성 차입을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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