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상장사 테라사이언스(073640)에 대한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를 속개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재무제표에 대해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또다시 ‘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장폐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수차례 매매가 정지됐을 뿐만 아니라 회사의 개선 여지도 불투명하다는 판단에서다.
2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이달 19일 테라사이언스에 대한 상장폐지 여부 심의를 속개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최근 횡령 및 배임이 발생한데 이어 반복적인 공시의무 위반, 개선 계획 불이행 등으로 상장 적격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누적 벌점 25점(15점이면 상장 폐지 요건),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이라는 삼중고가 겹치면서 상장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286억 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테라사이언스의 소액주주연대는 주요 경영진들을 경찰청에 고소한 상태다. 회사 대표가 다보링크 주식을 담보 제공하는 등 사적으로 횡령한 정황이 드러났으며 경영진은 회사 명의 자산과 최대 주주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반대매매로 최대 주주 지위마저 상실했다. 이로 인해 소액주주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고의적인 자금 유용과 주가조작 의혹까지 불거지며 기업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또 내부 임직원 간 소송과 피소가 이어지는 점도 위기를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2월에는 회사가 직원 하 모 씨를 169억 4000만 원을 횡령·배임 혐의로 임의 고소하는 등 경영진 내부 갈등이 극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테라사이언스의 상폐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소액주주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경영진은 책임 있는 해명과 개선 조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으면서 주가 급락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 경영진이 300억 원을 투자해 인수한 자회사 다보링크도 누적 벌점이 14점에 달하면서 상폐 요건(15점)에 임박해 테라사이언스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경영진의 불투명하고 불법적인 경영 행위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검찰의 엄정한 수사와 관련자 처벌 및 거래소의 제도 개선 및 주주 권익 보호 강화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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