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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 전성시대…금리역전 우려도 커진다

4대 증권사 6개월만에 4조 늘어 43조
한투·KB '적극적', 미래·NH '보수적'
30년 이상 장기채 단기물 역전현상 주의

  • 임세원 기자
  • 2025-09-14 13: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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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본사. 사진제공=한국투자증권


국내 4대 증권사의 발행어음 물량이 6개월 만에 4조 원 이상 늘어나며 증가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발행어음 사업자 추가지정을 예고하면서 2019년 등장한 발행어음 사업이 전성시대를 맞았다는 평가다. 그러나 1년 만기로 자금을 조달해 장기 투자하는 구조 때문에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저성장 국면 속 시장 일각에서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낮은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서 금리 리스크를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006800)·NH투자증권(005940)·KB증권의 올해 6월 말 발행어음 평균잔액은 42조 8136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만에 약 6조 원, 6개월 만에 4조 원 증가한 수치다. 금융당국이 모험자본 공급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중금리 투자상품을 찾는 고객과 증권사의 투자의욕까지 맞물려 올해 들어 증가세가 가팔라지는 추세다. 4대 증권사는 발행어음 상품을 개인과 기업고객에게 2.1~5.3%의 금리로 판매하고 있다.

특히 발행어음 1호 사업자인 한투증권과 후발주자인 KB증권이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에 나서고 있다. 한투증권의 발행어음 규모는 17조 2290억 원으로 전체 물량의 24.8%를 차지했다. KB증권이 10조 5222억 원으로 뒤를 이었고,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7조 8601억 원과 7조 2023억 원으로 엇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투증권과 KB증권은 자기자본 규모에 비해서도 다른 증권사를 압도한다. 발행어음은 증권사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할 수 있는데 6월 말 기준 한투의 자기자본은 10조 5215억 원, KB증권은 6조 7246억 원이다. 한투는 자기자본의 160%, KB는 164% 가량 규모로 발행어음을 채운 셈이다. 이에 따라 한투와 KB의 차입부채 중 발행어음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0%와 30%에 달한다. 증권사의 주요 단기자금 조달 창구인 환매조건부채권(RP)에 버금가는 규모다.

반면 미래에셋과 NH는 자기자본 이내로 발행어음 물량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한투와 자기자본 규모가 엇비슷한 미래에셋의 발행어음 규모는 7조 원 대로 4대 증권사 중 가장 보수적인 기조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단기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고, NH는 농협중앙회 계열 금융사라는 점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본운용에 신중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한투는 지난해 발행어음 사업으로만 2000억 원의 이익을 확보했다. 올해 상반기 증권업계 실적 1위에 등극한 요인에도 발행어음 사업으로 인한 수익이 적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한투는 가능한 최대의 차입을 일으켜 사업을 키워가는 상황”이라며 “적극적인 투자 활동으로 단기간 실적을 크게 증대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리스크전문가들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시장 전반에 퍼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로 금리가 내려가거나 장기국채 수요가 과도하게 높아질 때,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금리 역전이 발생할때 국내 시장을 위협한다. 특히 자기자본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레버리지를 일으키면서 향후 시장 여건에 따라 유동성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발행어음은 회계상 부채로 인식돼 증권사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신용평가사들이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기도 하다.

채권시장에서는 장기물에 대한 보험사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초장기물인 50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2.625%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2.813%)보다 낮았는데 이 같은 상황은 수일째 이어졌다. 5월에는 만기 1년 국고채 금리가 만기 30년, 50년 국고채 금리보다 높은 상황도 발생했다.

국내 장기채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고채는 주로 보험사가 투자한다. 최근 보험사들은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초장기채 매입을 늘리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장기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사들은 장기채를 사들여 만기 불일치로 인한 킥스 비율 하락을 막을 수 밖에 없다”면서 “보험사들의 장기채 수요 증가는 중장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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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2 (장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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