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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조 평가손실 트라우마에…12년째 金 더 못 사는 한은

금값 급락때 정치권 질타 쏟아져
한은, 金 보유 비중 2.1%에 불과
美·獨은 78%…中도 6.7% 대조
한은 "시장 상황 보아가며 결정"

  • 임세원 기자
  • 2025-09-15 16: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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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013년 이후 12년째 금 매입을 중단한 사이에 금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미국·중국 등 금을 대량 사들인 해외 중앙은행과 대비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은은 금 매입 재개는 시장 상황을 보아가며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15일 세계금위원회에 따르면 2분기 기준 한은의 금 보유량은 2013년 104.4톤을 마지막으로 12년째 제자리다. 한은의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불과하다. 한은의 금 보유량은 전 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38위에 해당한다.

반면 미국은 8133.5톤으로 외환보유액의 77.9%가 금으로 구성됐다. 그 밖에 독일 3350.3톤(77.5%), 프랑스 2437톤(75.0%) 등 유럽은 외환보유액의 70% 이상이 금이다. 아시아권 역시 중국 2298.5톤(6.7%), 일본 846톤(6.8%), 싱가포르 204.2톤(5.1%) 등으로 우리보다 절대량이나 비중 모두 높은 수준이다.

한은이 금 매입을 중단한 것에는 과거 매입 후 가격 하락이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한은은 2011~2013년만 해도 매년 40톤, 30톤, 20톤씩 금을 사들였다. 당시 김중수 한은 총재는 외환보유액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방법이라는 판단으로 이 같은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한은이 매입했던 시점에는 지금과 달리 금값이 떨어지는 추세여서 정치권은 질타를 쏟아냈다. 트로이온스당 금값은 2012년 평균 1669달러였다가 2013년 1411달러로 떨어졌고 2015년에는 1161달러로 급락했다. 이 때문에 한은은 2011년 6월부터 2013년 2월까지 매입한 90톤의 금 평가손실이 11억 1700만 달러에 달했다. 현 환율 기준 1조 5500억 원에 해당한다.



당시 국정감사에서 정성호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한구 전 새누리당 의원 등은 한은의 금 매입 이후 평가손실을 비판했다. 김 전 총재가 “한은이 외환보유액에 비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비율로 금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금은 사고팔기 위해서라기보다 위험할 때 대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에도 1200달러 선에 머물렀던 금값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부터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며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는 2623달러를 찍었고 올해 들어서도 3200달러를 넘어 15일 기준 3643.42달러를 기록했다.

한 기관투자가는 “정치권의 무책임한 질타로 외환보유액이 기회 손실을 본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금 매입은 안정성, 유동성, 수익성이라는 외환보유액 운용원칙 하에 외환보유액 변동 추이, 국제 금융시장 상황, 금투자 여건의 변화를 보아가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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