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현대커머셜 지분 관련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추진하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어피니티는 삼성증권과 현대커머셜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조건 협의를 진행중이다. 규모는 최대 1000억 원, 금리는 5%대 초중반선에서 이달 말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어피니티는 2018년 4호 펀드를 통해 1412억 원을 투입, 현대커머셜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지분 25%를 취득한 바 있다. 이후 2021년 자본재조정(리캡)을 통해 인수금융을 일으키고 투자금을 일부 회수했다.
이번 리파이낸싱은 인수금융 만기에 따른 연장 성격이 강하다. 최근 시중 금리가 낮아진데다 현대커머셜의 실적과 재무 상태가 더 우량해졌다는 점도 배경으로 풀이된다. 현대커머셜은 지난해 영업수익 1조 424억 원, 영업이익 1443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43%, 75% 급증한 실적을 거뒀다. 올 상반기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더 높은 영업수익 6512억 원, 영업이익 723억 원을 내면서 호실적을 이어갔다.
어피니티는 올 4월 현대커머셜에 보유 지분 중 약 2%를 자사주 형태로 매각하며 첫 지분 매각의 물꼬도 텄다. 7년 전 유증 당시 현대커머셜의 신주 발행가액은 주당 2만 1175원이었고, 올 4월 자사주 매입가격은 주당 3만 7454원이었다. 이에 따라 어피니티의 단순 수익률은 현재까지 최소 76%를 넘었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IB업계에선 향후 현대커머셜이 어피니티 측 지분을 자사주 형태로 추가 매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현대커머셜은 한때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으나 이 계획을 접은 상태다.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 회수를 돕는 한편, 기존 대주주들의 지배력을 확대하려면 자사주 매입 방식이 가장 무난한 전략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현대커머셜의 최대주주는 현대차(38.27%)다. 이어 정명이 사장(25.67%)과 정태영 부회장(12.75%)이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어피니티(23.31%)의 지분을 현대커머셜이 추가 인수해 소각하면 정 부회장 부부는 지배력 확대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재계에선 정 부회장 부부가 현대커머셜과 현대카드 등 금융계열사를 현대차그룹으로부터 분리해 독립할 것이란 관측도 많다.
이번 리파이낸싱이 마무리되면 어피니티의 4호 펀드는 운용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4호 펀드는 한국에서 현대커머셜을 비롯해 버거킹코리아·팀홀튼 브랜드를 보유한 BKR, 밀폐용기 업체 락앤락 등에 투자했다. BKR은 버거킹코리아의 매출 개선과 팀홀튼의 사업 확장으로 최근 실적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락앤락도 지난해 상장폐지를 이뤄내면서 추후 경영권 매각 가능성을 높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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