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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일드펀드 감소…비우량채 자금 마른다

재원 1조 1140억…1년새 11%↓
BBB급 이하 회사채 소화하는데
세제 혜택 종료로 투자 유인 줄어
일각선 공모주 시장 위축 우려도
"순기능 감안해 제도 보완 나서야"

  • 이덕연 기자
  • 2025-09-09 10: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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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뉴스1


신용등급 BBB등급 이하의 비우량채에 주로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 재원이 줄어들고 있다. 가입자 대상 세제 혜택 일몰로 투자 유인이 줄어든 것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하이일드펀드는 비우량채 투자뿐만 아니라 공모주, 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주요 자금줄이어서 중·소규모 기업을 중심으로 한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공·사모 하이일드펀드 재원은 1조 1140억 원으로 지난해 9월 초(1조 2524억 원)와 비교해 11.1% 감소했다. 하이일드펀드 규모는 △2023년 4분기 5548억 원 △2024년 1분기 7424억 원 △2분기 1조 1255억 원 △3분기 1조 2219억 원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증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1조 원 선에 근접하게 됐다. 통상 신규 가입자 확보 실패 등으로 신규 설정 펀드 수가 줄어들 때 펀드 재원이 감소한다.

하이일드펀드는 비우량 회사채를 주 투자 대상으로 삼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공모펀드 기준 재원 60% 이상을 국내 채권에, 이 중 45%를 이상을 BBB+급 이하 비우량 채권에 투자해야 한다. 사모펀드는 이 조건에 더해 포트폴리오 15% 이상을 A등급 회사채와 A2등급 전자단기사채로 구성해야 한다. 시장이 받아내기 힘든 비우량 등급 채권을 소화하는 것이 중심으로 정부는 이런 순기능을 감안해 펀드에 원금 일부 보전이나 공모주 우선 청약권 등 각종 제도적 혜택을 부여해왔다.



하이일드펀드 재원이 감소 추세에 들어선 주 원인으로는 세제 혜택 종료가 꼽힌다. 정부는 2023년 6월~2024년 12월 하이일드펀드 투자자를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해 분리 과세 혜택을 줬다. 하지만 올해부터 이 제도가 일몰로 인해 사라지면서 2000만 원 이상 투자자들은 연간 수백 만 원 가량의 잠재적 혜택을 잃게 됐다. 하이일드펀드에 투자할 유인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부채자본시장(DCM) 관계자는 “분리 과세에 따라 하이일드펀드 시장이 커졌던 만큼 최근 재원 감소의 주 원인은 세제 혜택 종료”라고 지적했다.

하이일드펀드 축소는 최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비우량 채권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나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하이일드펀드는 BBB등급 이하 무보증사채 발행잔액의 18.3%, A3등급 이하 단기사채 발행잔액의 38.3%를 소화한다. 펀드 축소에 따라 이들 비우량채를 받아줄 수 있는 수요가 줄면 최근 여천NCC 사태 등으로 악화일로를 달리는 비우량 채권 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공모주 시장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7월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기업공개(IPO) 제도에 따라 일정 기간 의무 보유를 확약하지 않은 하이일드펀드는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을 받지 못한다. 신규 상장 기업 다수는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높게 형성돼 공모주 투자는 하이일드펀드 수익률을 높이는 주요 통로로 기능해왔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하이일드펀드 규모 감소에 따라 비우량 채권 시장과 공모 시장 모두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비우량 자산을 소화하는 순기능을 감안해 세제 혜택 부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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