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중앙회가 올해 처음으로 중소·중견 사모펀드(PEF)로 문턱을 낮추면서 출자 업무를 조기에 마무리 짓는다. 기존 ‘큰 손’이던 새마을금고의 부재 속 PEF 운용사들의 출자 요청이 쇄도하면서 투자 목표치를 예상보다 빠르게 달성했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협은 국내 PEF 출자를 이르면 10월 초 종료할 예정이다. 해외 PEF 출자는 10~11월 중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신규 투자 건은 내년 출자 대상에 배정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신협은 올 들어 국내 PEF 운용사 대상 에쿼티 출자에 약 3000억 원을 배정한 것으로 추산된다. 블라인드 펀드(투자대상을 정하지 않은 대형 펀드)에 약 2500억 원을, 프로젝트 펀드에는 600억 원 정도를 투입했다. 해외 PEF 출자액은 약 5000억 원이다. 이와 별도로 벤처캐피탈(VC)에 약 400억 원을 할당했다.
신협은 올 들어 처음으로 블라인드 펀드 정기 출자사업에 나서며 업계 이목을 끌었다. 상반기 소형 운용사를 겨냥해 출자 사업을 진행했고, 현재 중형 운용사를 대상으로 위탁 운용사를 선정 중이다. 소형 출자사업에는 KCGI·헬리오스프라이빗에쿼티(PE)·이음PE가 낙점을 받고 각각 300억 원을 확보했다. 중형 사업은 쇼트리스트가 추렸는데 케이스톤파트너스·제네시스PE가 올라왔다. 위탁 운용사로 최종 선정되면 신협이 각사에 최대 500억 원을 출자한다.
신협은 과거 대형 운용사 위주로 한 수시 출자에 집중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정기 출자사업을 여는 방식으로 중견·중소 운용사로 영역을 넓혔다. 이 때문에 신협과 거래하려는 PEF 운용사 수 역시 올해를 기점으로 급증했다. 위험가중자산(RWA) 규제에 주요 금융사들의 자금줄은 위축됐고, 존재감이 컸던 새마을금고중앙회가 한동안 출자 업무를 중단한 여파 속에서 신협이 PEF업계의 큰 손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신협의 운용자산 규모는 약 40조 원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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