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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담 커진 롯데·한화…현금성 자산 줄고 차입 늘었다

[주요 14개 그룹사 재무구조 분석]
한화·LS, 투자 확대로 차입 증가
롯데·LG·포스코는 업황부진 영향
삼성·SK·현대차·GS 등 6개 그룹
순차입금 줄거나 현금성 자산 늘어

  • 조지원 기자
  • 2025-05-11 17: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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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롯데·한화·LS 등 국내 주요 대기업 그룹이 대규모 투자로 차입금은 늘어났고, 업황 부진에 현금성 자산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 부담이 커질수록 유상증자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한 자금 조달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얼마나 빠른 속도로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11일 국내 신용평가사 한국신용평가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주요 14개 그룹사 재무구조를 분석한 결과 LG·롯데·포스코·한화·신세계·CJ·LS·두산 등 8개 그룹사의 순차입금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성·SK·현대차·HD현대·GS·효성 등 6개 그룹사는 순차입금이 줄었거나 현금 보유량이 증가했다. 순차입금은 장단기차입금·유동성 장기부채 등 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것을 말한다.

최근 1년 동안 순차입금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곳은 한화그룹으로 2023년 21조 7980억 원에서 지난해 30조 4670억 원으로 39.77%(8조 6690억 원) 증가했다. 이어서 포스코그룹(34.75%), 두산그룹(28.63%), LS그룹(21.52%), LG그룹(19.07%) 등이 차입을 큰 폭 늘렸다. 롯데도 불과 3년 만에 순차입금이 10조 원 넘게 늘면서 40조 원을 넘어섰다.

한화·신세계·CJ·LS·두산 등 5개 그룹은 차입금 의존도(총자산 대비 총차입금 규모)도 확대됐다. 두산은 2023년 27.6%에서 2024년 30.1%로 2.5%포인트 증가해 가장 큰 폭 늘었다. 한화(193.7%), 두산(153.5%), LS(129.7%) 등은 부채비율도 14개 그룹사 평균치(128.73%)를 웃돌았다.

단순히 차입 규모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빚을 갚을 만큼 현금이 창출되는지 볼 수 있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 비율도 악화됐다. 한화그룹은 2021년 4.8배에서 지난해 8.1배로, 같은 기간 롯데그룹도 5.9배에서 9.6배로 눈에 띄게 차입 부담이 커졌다. LS그룹도 2022년 3.9배에서 지난해 4.7배로 확대됐다.

한화 등 일부 그룹사의 재무 부담이 늘어난 것은 지분 투자 등으로 외형을 키운 영향이다. 한화그룹은 2023년 한화오션 인수 등 그룹 외형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확대됐다. 한화그룹 매출 규모가 2022년 50조 원에서 지난해 60조 원으로 빠르게 성장한 만큼 운전자본 발생 등으로 재무 부담도 함께 늘었다는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달 9일 한화오션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하면서도 차입 부담을 우려했다. 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한화오션은 수익성이 개선됐으나 전반적인 자금 소요로 차입 부담이 당분간 지속돼 재무 안정성 추이를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LS그룹도 지난해 LS증권을 편입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부채비율이 늘었으나 최근 글로벌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로 투자를 확대 중이고 매출과 영업이익도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이다. 두산그룹 역시 두산에너빌리티를 중심으로 순차입금이 늘었으나 원전 사업 관련 매출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다만 석유·화학 계열사를 두고 있거나 2차전지 투자를 늘린 LG·롯데·포스코 등 일부 그룹사는 업황 부진 영향도 크게 받고 있다. 해당 그룹사는 차입금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으나 현금성 자산이 최소 2조 6000억 원에서 3조 3000억 원까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재무 부담이 커진 그룹사들은 최근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적극적으로 조달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2조 3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동시에 한화에너지 IPO를 준비하고 있다. LS그룹도 LS이링크, LS이브이코리아, LS파워솔루션, LS에식스솔루션즈, LS MnM 등 계열사 5곳의 상장을 고려 중이다. 포스코퓨처엠도 추가 자본 확충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화(7조 7080억 원), LG(1조 9770억 원), 신세계(1조 600억 원) 등은 단기성 차입금을 큰 폭 늘리기도 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기업의 차입 부담이 늘어나더라도 투자 성격이나 현금 창출력 변화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확대된 재무 부담을 얼마나 빠르게 완화하느냐에 따라 그룹 전반의 신용도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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