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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유니콘 딜 놓칠라'…무신사 RFP에 고심하는 IB [시그널INSIDE]

높은 밸류에이션 원하는 무신사
입찰제안요청서 난이도도 높아
딜 둘러싼 증권사간 수싸움 치열
해외와 오프라인 경쟁력 주목 중

  • 이덕연 기자
  • 2025-09-11 19: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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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성수 오프라인 스토어. 사진 제공=무신사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무신사 거래를 따내려는 증권사간 수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달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하고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무신사 핵심 관계자 일부는 목표 기업가치로 10조 원 이상을 원하고 있는데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를 현재 실적으로는 달성하기 쉽지 않은 숫자로 본다. 무신사의 눈높이를 맞추면서도 실현 가능성이 있는 제안서를 내기 위한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12일 IB 업계에 따르면 다수 증권사는 무신사에 IPO 입찰 제안서를 보내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무신사는 지난달 18일 RFP를 배포해 이달 19일 접수를 마감한다. 당시 약 10곳의 국내 주요 증권사와 5곳 내외의 외국계 IB에 RFP를 보냈다. 무신사는 최근 급성장하는 해외 실적과 온라인 플랫폼 이외 영역으로의 사업 확장을 토대로 몸값을 높이려 하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 일부 고위층이 원하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은 10조 원 이상이다.

IB 업계에서는 이번 RFP 난이도가 높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해 1조 2427억 원의 매출과 102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10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IPO를 진행하려면 △주가매출비율(PSR) △주가수익비율(PER) △상각전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 등의 배수를 높여야 하는데 동종 기업 현황을 살펴봤을 때 여의치 않다. 여기에 기업가치 책정 방식 등 일반적인 사항 외에도 각 증권사가 맡았던 IPO에서 발생했던 문제 상황과 해결 과정을 기술하도록 요청하는 등 각 증권사에 어려운 과제를 던졌다.

일부 IB는 무신사의 해외,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입찰 전략을 짜고 있다. 우선 해외 사업을 살펴보면 무신사는 2022년 시장에 내놓은 해외 전용 플랫폼 ‘글로벌 스토어’ 거래 금액이 일본을 중심으로 연평균 260%씩 증가하면서 글로벌 시장으로의 본격적인 확장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여기에 해외 현지 패션 유통 플랫폼으로 국내 브랜드를 유통하는 기업 대상(B2B) 사업도 순항 중이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패션 기업인 안타스포츠와 손잡고 현지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이런 추세가 1~2년 이어진다면 IPO 시점에 미래 성장 가능성을 담보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

오프라인 경쟁력도 주목할 만하다. 무신사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무신사 스탠다드 등 자체 브랜드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하면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인디 브랜드 육성에도 적극 나서 K패션 생태계를 키우는 중이다. 한 IB는 이를 감안해 무신사를 플랫폼 사업자로 정의하기보다는 종합 패션 기업으로 정의해 입찰 전략을 짰다. 최근 플랫폼 기업 다수가 IPO 때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은 만큼 이는 무신사의 밸류는 물론 기업 정체성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만약 무신사가 실제로 10조 원에 근접한 기업가치로 상장한다면 이는 주요 증권사에게는 놓쳐서는 안 되는 딜이 된다”며 “수 조 원 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성장한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기업)이라는 상징성도 있어 이번 제안서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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