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생산 2위 기업인 동국제강(460860)이 경기 침체에 창사 71년 만에 처음으로 인천공장의 전체 생산을 중단하는 ‘셧다운’을 단행한다. 건설 경기가 크게 악화하면서 철강 수요가 급감하자 생산량을 줄여왔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부딪히자 결국 고육책을 택한 것이다.
동국제강은 26일 인천공장 제강·압연 공장의 생산을 7월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중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약 20만 톤의 철근 제품 공급 감소가 예상된다. 동국제강은 “한계 원가 이하의 가격이 형성된 시장 환경에서 출혈경쟁을 지속할 경우 공멸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 인천공장은 단일 설비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의 철근 생산 거점으로 전기로 2기와 압연 라인 2기를 갖추고 있다. 국내 철근 생산량 약 1300만 톤 중 약 220만 톤을 담당하며 동국제강 매출의 40%를 책임지고 있다.
동국제강은 연초부터 전기요금이 저렴한 야간 조업 체제로 전환해 공장 가동률을 60%대로 유지하는 감산 정책을 펴왔다. 최근에는 공장 가동률을 50%대까지 낮췄다. 하지만 건설 경기 하강세가 지속돼 철근 수요 침체가 2년 이상 장기화하자 재고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쌓였다. 특히 하절기 산업용 전기요금 할증과 원료 가격 상승 등 원가 부담까지 겹쳐 더는 버틸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동국제강은 사전 계약 물량의 경우 보유 재고를 활용해 차질 없이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장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추가 셧다운도 고려 중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8월 시장 상황 변화를 지켜보고 공급과잉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셧다운 기간 연장을 검토해야 할 처지”라며 “과잉 재고 및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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